장항선 무궁화호 열차가 멈춰 서던 판교역은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외곽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옛 판교역 광장 주변의 골목길은 여전히 1970~80년대 풍경을 박제해 놓은 듯 고요하게 머물러 있습니다. 충남 서천군 판교면은 과거 충청남도와 전라북도를 잇는 교통의 요지이자 대규모 우시장이 열리던 상업 거점이었습니다.끝자리 5일과 10일에 서는 판교 5일장은 번성했던 옛 영화를 뒤로하고 지금은 아담한 면 소재지 장터로 내려앉았습니다. 하지만 녹슨 함석지붕, 낡은 목조 가옥, 빛바랜 간판이 어우러진 마을 풍경은 대도시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시간 여행의 깊이를 안겨줍니다.적산가옥과 낡은 정미소 사이로 열리는 소박한 아침 난전판교 특화음식촌 정류장에 내려 옛 판교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장터 골목의 중심에 ..
호남정맥의 험준한 산세가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전북 순창군 쌍치면은, 고추장의 본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순창읍내에서도 차로 30분 이상 꼬불꼬불한 산길을 더 들어가야 닿는 깊은 두메산골입니다.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였던 빨치산의 주 활동 무대 회문산 자락을 품고 있는 이곳은, 지금도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태고의 고즈넉함과 때 묻지 않은 시골 풍경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습니다.끝자리 3일과 8일에 서는 쌍치 5일장은 읍 단위 대형 전통시장처럼 번쩍이는 간판이나 규격화된 판매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면사무소 앞 공터와 작은 골목길을 따라 열리는 난전이 전부이지만, 높은 산골에서 살아가는 이웃들의 소박한 일상과 깊은 산내음이 물씬 풍기는 귀한 장터입니다.첩첩산중 회문산 자락이 내어준 청정 산약초와 토속 ..
경의중앙선 전철이나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경기 동부 외곽으로 향하다 보면 너른 평야와 낮은 산자락이 감싸 안은 지평역에 닿게 됩니다. 서울 근교라는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지평면은 번잡한 유원지 느낌 대신 오랜 역사와 차분한 농촌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뚜벅이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인 곳입니다.끝자리 1일과 6일에 열리는 지평 5일장은 지평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면 소재지 중심 도로를 따라 형성됩니다. 큰 도시의 대형 상설시장처럼 북적이진 않지만, 양평 동부 산간과 들녘에서 거둔 제철 농산물이 알차게 모여드는 정겨운 생활 장터입니다.지평역 광장에서 이어지는 소박한 아침 장터 풍경지평역 출구를 나와 완만한 내리막길을 따라 걸어 내려오면 지평농협과 면사무소를 잇는 사거리를 중심으로 장터의 난전이 펼..
